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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 Refreshing./Pastel's Theatre

클래식 (2003) : epilogue




epilogue      스포 주의!

 

첫 사랑.

'첫 사랑'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지요. 이 영화는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첫 사랑과 비극. 그러나 비극으로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이들의 첫 사랑은 첫 인상에서 시작됩니다. 방학을 맞아 시골 외삼촌 집에 놀러와 개울에서, 친구들과 물고기를 잡던 '준하'는 소달구지를 타고 가는 '주희'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손을 흔드는데요. '주희' 또한 '준하'를 향해, 손을 흔들어 줍니다. 그리고, '준하'는 쇠똥구리를 찾으며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요. "주희'는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준하'는 쇠똥구리를 보고 싶어 하는 '주희'에게 다가갑니다. 그리고, '주희'는 몰래 부탁을 합니다. 강 건너 귀신이 나오는 집이 있다고 하는데, 데려다 줄 수 있냐고... 준하는 이 때에도 무조건 그럴 수 있다고 대답합니다.  배를 다룰 줄도 모르면서...

힘들면 힘들수 사랑은 깊어진다고 하지요. 그들의 한나절 짧은 모험은 배를 타고 가면서 시작됩니다. 배 위에서 그들은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하는데요. 우여곡절 끝에 귀신이 나온다는 집에 도착한 그들. 호기심과 긴장감. 비명을 지르며, 신나게 노는 동안 서로에 대한 감정은 더 깊어져 갑니다. 그러다 소나기가 내리고, 설상가상, 배가 물살에 떠내려가는데요. 멀리 돌아서 다리를 건너 가야하는 상황. 비를 맞으며 서둘러 달려가는데. '주희'는 다리를 다치고 맙니다. '준하'는 다친 '주희'를 업고, 원두막으로 가 비를 피하는데요. 듣기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얘기들을 나누며, 돌아오는 길에 반딧불이와 목걸이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결국, 밤 늦게, '주희'를 찾아 다니던 '주희'할아버지. 성영감 일행을 만나게 되고, '주희'는 그 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이렇게 '준하'와 '주희'는 안타까운 마음을 간직한 채 헤어지게 되지요.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들의 사랑은 '준하' 친구 '태수'를 통해 다시 이어지지요.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라 해야 할까요? 하지만, 부모들에 의해 이미 결혼이 약속된 '태수'와 '주희'. '주희'와 '준하'에게 주어진 난관은 감히 넘볼 수 없는 거대한 산과도 같습니다. 유명 정치인의 딸 '주희'. 출세와 권력을 지향하는 '태수' 아버지. 그리고 나중에는 무심하던 '태수'마저도 '주희'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데요. 몰래 사랑을 주고 받던 '주희'와 '준하'는 힘들수록 격해지는 사랑의 감정을 어쩌지 못하고, '태수'에게 그들의 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이해한 '태수'의 도움으로, 더 깊은 사랑의 감정을 나눌 수 있게 되는데요. 하지만, 그런 달콤했던 시간 마저도, '태수'의 부모에게 편지가 발각되면서, 결국 서로에게 깊은 상처만 남긴 채, 끝을 맺고 맙니다. 그래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이 영화에서 말하고 있는 사랑의 한 단편이 됩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보여주는 세대를 잇는 전개는 이러한 비극을 희망으로 바꾸는 모티브가 되기도 합니다.

순수한 감정 첫 사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주제입니다. '준하'가 월남에서 돌아온 후 '주희'를 만났을 때, 이런 말을 하지요. 

"...그 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너무 순수했어... 다시 오지 않을 시절이지만... 사실, 감정이 너무 앞섰던 것 같아...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울고... 웃고..."

어쩌면 이런 순수한 감정이 대부분의 첫 사랑을 실패하게 만드는 큰 이유 중 하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당시에는 너무나도 중요하게 여겨졌던 일들. 하지만, 나중에 뒤돌아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었던... 서투른 감정 표현으로 상처받기도 하고, 아파하기도 하는... 하지만, 그 시간들을 그저 지나친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은 그런 사랑의 감정들. 오직, 그 시기에만 누릴 수 있는 이러한 애틋함은, 그러하기에 더욱,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추억거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유명한 정치인의 딸 '주희'와 평범하기만 한 '준하'. 신분을 초월한 그들의 사랑은 신데렐라, 타이타닉, 춘향전... 등등...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연애이야기에서,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주제이기도 하면서, 가장 애달픈 사랑의 전형이 되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합니다.소나기로 인해 밤 늦도록 '주희'와 함께 있었던 '준하'는 '주희'의 할아버지, 성영감에게 분노의 싸대기를 맞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할아버지의 손녀를 아끼는 마음을 느낄 수도 있었지만, "네가 감히..."라는 꾸짖음이 더 크게 느껴졌는데요. 나만 그런걸까요? 요즘은 흔하게 배울 수 있는 것이 피아노라지만, 그 당시만해도 아무나 배울 수 없던 피아노를, 학교 가을 음악회에서 독주까지 해 내는 '주희'. 건전한 사교 모임을 통해 서로 알아가라는 의미에서 댄스 모임을 주선해 주는 '주희'와 '태수' 부모. 간접적이지만, 지독히 현실지향적인 '태수' 아버지와 '태수'의 가정환경에서도 그들의 신분적인 차이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그들의 사랑은 넘을 수 없는 큰 산. 보기에 너무나 애달픈 사랑이 됩니다.


세대를 잇는 연결고리.

이 영화에서는 이루지 못한 부모의 첫 사랑을 다음 세대가 완성해 나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중요한 단서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지혜'는 엄마 '주희'의 일기를 통해서, 엄마의 첫 사랑에 조금씩 다가갑니다.

'태수'의 편지를 대필해 주던 '준하'. 친구 '수경'의 e-mail을 대신 써주는 '지혜'. '준하'는 '주희'를 좋아하지만, 친구 '태수'를 대신해서, '주희'에게 편지를 씁니다. 마찬가지로, '지혜' 또한 '상민'을 좋아하지만, 친구 '수경'을 대신해서, '상민'에게 e-mail을 씁니다. 하지만, 정작 '준하'와 '주희', '지혜'와 '상민'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지요.

또한, '태수'는 '주희'와 만날 때. '준하'를 끌여들여, '준하'와 '주희'의 만남을 유도하고 있고, '수경' 또한 '상민'과의 데이트에 '지혜'를 불러들여, '지혜'와 '상민'의 만남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렇듯, 이 영화에서는 사랑의 걸림돌일 수 있는 친구들이 오히려 그들 관계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상황이 힘들어지자, '준하'를 피하는 '주희'. 이 때 '준하'는 작은 쪽지를 '주희' 집 앞에 흘립니다. 또한, '상민'은 '지혜'가 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선물 상자 안에 쪽지를 적어 담습니다.

"태양이 바다에 미광을 비추면, 나는 너를 생각한다. 희미한 달빛이 샘물 위에 떠 있으면 나는 너를 생각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지혜'는 '상민'과의 어떤 연결고리가 있음을 직감하게 되지요.

원두막은 '준하'가 다리를 다친 '주희'를 업고, 비를 피하던 곳 입니다. 그리고, '상민'은, 소나기가 내리는 바람에, 우산이 없어 난처해하는 '지혜'를 향해 달려갑니다. "저기 보이는 건물을 원두막이라고 생각하고 뛰는거야. 하나... 둘... 셋..." '주희'와 '준하'는 이제 '지혜'와 '상민'이 되어, 비를 맞으며, 원두막이 아닌, 건물 처마를 향해 뛰어갑니다. 부모의 추억은 고스란히 다음 세대로 이어집니다.

반딧불이목걸이는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물인데요. 반딧불이는 '준하'가 '주희'에게 주는 마음의 표현라면, 목걸이는 '주희'가 '준하'에게 주는 마음의 징표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목걸이의 경우, 한결같은 '주희'의 마음을 말해주는데요. 특히, 부모에게 발각된 비밀 연애 편지 사건과 그로 인한 '태수'의 자살 사건으로, 심한 절망감에 빠진, '준하'는 결국 목걸이를 '주희'에게 남겨 놓고, 떠나 갑니다. '주희'의 마음을 거부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몇 년의 시간이 흐른 후, 월남으로 파병해 가는 '준하'를 다시 만난 '주희'는 다시 자신의 마음의 징표로 그 목걸이를 '준하'에게 전해줍니다. 그리고 '준하'는 '주희'의 마음을 의미하는 그 목걸이를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도 악착같이 지켜냅니다. ("그리고... 이 목걸이 돌려 주려고... 목숨 걸고 구했어...") 또 다시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주희'와 '준하'는 다시 재회하게 되는데요. 그 때는 이미 '준하'는 결혼을 한 상태입니다. '준하'가 시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안 '주희'는 목걸이를 돌려 주려는 '준하'에게 "아니야... 이건 준하거야..." 라며, 내 마음 한결같이 너와 함께 있을 거라는 사실을 암시하듯, '준하'의 목에 목걸이를 다시 걸어줍니다.

이 모든 사랑이 완성되는 것은, '지혜'와 '상민'이 시골 그 강물 위 나무다리를 찾아왔을 때 입니다. 그 때, '상민'은 자기가 걸고 있던 목걸이를 풀어, '지혜'에게 걸어주고, 또, '상민'은 반딧불이를 잡아 '지혜'에게 전해 주는데요. '지혜'는 그 반딧불이를 엄마 '주희'처럼 고이 간직하지 않고, 그대로, 하늘로 날려 보냅니다. 이제 '준하'('상민')은 '주희'('지혜')의 마음을 확인할 징표가 필요 없어졌으며, '준하'('상민')의 마음을 '주희'('지혜')에게 전할 필요가 없어진 것 입니다. 이젠 헤어지지 않을테니까요.

그런데, 이 목걸이는 '태수'아버지가 '주희'에게 선물한 목걸이였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한데요. 그렇지만, '태수'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는 것을 확실히 다짐 받아 놓기 위해, '태수' 아버지가 '주희'에게 준 목걸이라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약속과 마음의 징표로서의 목걸이는 더 확실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시골 그 강가와 나무다리는 '주희'와 '준하'가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반딧불이와 목걸이를 나누던 장소였습니다. 그 장소에서 '지혜'와 '상민'은 엄마, 아빠의 아픈 상처들을 모두 다시 그 자리로 되돌려 놓고, 이제 그 곳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합니다. 우연 같던 만남은 다음 세대로 이어져 필연으로 완성됩니다.


새로운 전개.

'지혜'는 '상민'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친구 '수경'이 '상민'에게 집착하는 바람에, 감히 다가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다만, '상민'의 배려인 척, 그들의 데이트에 끌려가 억지로(?) 가까스로(?), '상민'을 만날 뿐 입니다. 들러리처럼... 사실은 '상민'이 관심있어 하는 사람은 바로, '지혜'라는 사실을 모른 채...

'상민'을 멀리서 그저 동경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던 '지혜'. 선물 속 쪽지를 보며, '수경'과 '상민'의 관계를 오해해 큰 실망을 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엄마의 일기장 틈에 끼어 있던 쪽지를 보며, 무언가를 직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매점 언니의 증언으로, 소나기에 어쩔 줄 몰라하던, 자신을 보고, '상민'이 우산을 매점에 두고서, 자기가 서 있는 나무 아래로 달려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혜'.

'상민'의 마음을 알아버린 '지혜'는 비를 맞으며, 그의 우산을 들고 찾아가, '상민'에게서 그의 진심을 듣게 됩니다.

그들은 '수경'으로 인해, 우스꽝스럽게 끝난 '상민'의 연극 공연을 뒤로 하고, 시골 그 강가를 찾아갑니다.

부모의 가슴 아픈 사연을 알게 된 두 사람.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 놓고, 새로운 시작을 약속합니다.


우연과 필연.

이 영화를 보고 있자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우연은 계속 기회를 만들어 주고, 그 기회가 올 때마다, 필연을 향해 나아가는 두 사람.

시골에서 우연히 만난 그들은 배를 타고 귀신이 나오는 집을 보러 갑니다. 둘 다 집이 수원이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도 갖게 됩니다.

'태수'의 편지를 대필해 주었던 '준하'는 '태수'의 이름으로 '주희'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가을 음악회, 댄스 모임에서 '주희'를 만나게 된 '준하'는 '주희'의 집을 찾아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그 두 사람은 잘 버텼고, '태수' 또한 그들을 적극 도와줍니다.

하지만, '태수'마저 자살을 시도하고,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 그들의 우연은 여기서 끝이 나는 것 같았는데요.

친구 '수경'을 따라 마지 못해 나가는 척, '상민'을 만나는 '지혜'.

'지혜' 또한 '수경'의 e-mail을 대신 써주며, '상민'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합니다.

'상민' 또한, '지혜'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쪽지를 선물 상자에 담아 보내고, 필연은 그 상자를 '지혜'에게 전달합니다.

'지혜'는 나무 밑에서 소나기를 피하고, 이것을 본 '상민'은 우산을 매점에 두고, 달려 갑니다.

엄마의 일기장에서 나온 쪽지를 통해 무언가를 직감한 '지혜'. 매점 언니를 통해 '상민'의 마음을 확인한 '지혜'는 비를 맞으며, '상민'에게 달려갑니다. 

그렇게 '주희'와 '준하'의 우연은 편지와 일기, 목걸이와 반딧불이, 쪽지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혜'와 '상민'으로 이어지고, 그들은 결국, 필연의 주인공이 됩니다.

 

사랑의 상처.

사실 이 영화에서, '태수' 또한, '주희', '준하' 못지 않게, 가슴 아픈 비련의 주인공이지 않나 싶은데요. 부모들의 강요에 의해 억지로 '주희'와 약혼한 사이. 하지만, 억압적인 가정 분위기가 싫어 반항적이기만 합니다. 그러다 '주희'를 계속 만나면서 좋아지기 시작하고, 결국, 자기 마음을 '주희'에게 전하지만, 이미 '주희'의 마음은 온통 '준하' 생각 뿐 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태수'. 그의 순수함은 '주희', '준하'의 사랑 안에 녹아들어, 사랑하는 두 사람을 적극적으로 돕게 됩니다. 아버지에게 '준하'의 편지가 발각되어, 매질을 당하는 '태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지나쳤던 걸까요? 자신의 순수한 마음이 견디지 못한 것일까요? 아버지를 탓하기 보다는, 아버지 손에 잡혀, 매질을 가하던, 혁대와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여, 그 혁대에 자신을 매달고, 자살을 시도합니다. 결국, '주희'와 '준하'의 사랑은 안타깝게 끝나 버리고 마는데요. '준하'를 마음에 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주희'와 결혼하는 '태수'. 결혼 사진 '주희'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습니다.  


사랑의 유형에는 6가지가 있다고 해요.

'넌 오직 내꼬야. 다른 사람 만나면 안돼.' 소유적 사랑. '넌 스펙이 어떻게 되니? 그 정도면 우리 사랑해 볼까?' 논리 사랑. '우리는 편하게 터 놓고 지내는 사이. 항상, 야자타임.' 우정적 사랑. '우린 찐하게 사랑하는 사이. 평범한 건 싫어.' 유희적 사랑. '창문을 열어다오. 오 나만의 그대. 첫 눈에 난 당신이 내 사랑이란 걸 알았어요.' 낭만적 사랑.  '난 당신을 위해 뭐든 하겠어요. 당신을 사랑하니까요.' 희생적 사랑.

사람마다 어떤 사랑의 유형이 다른 유형보다 지배적일 수는 있지만, 이 6가지 유형은 사랑하는 데 있어서, 하나라도 빠질 수는 필수 요소라고 해요.

그런데 요즘 흘러가는 상황을 보면, 어떤 유형의 사랑이 지나치게 강조되다 보니, 다른 유형들은 무시되거나, 그냥 지나치기 쉬운 경우가 참 많아진 것 같습니다. 진정한 사랑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오히려 소외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네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온전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에게 부족한 사랑의 유형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주변의 흐름을 그저 따르다 보면, 참 쉽게, 지나치게 한 편으로 치우친 사랑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비롯해서 '첫 사랑'을 생각나게 하는 영화들을 보고 있자면, 그런 우리의 마음을, 평소에는 쉽게 지나쳤던, 다른 사랑의 유형에 눈을 뜨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는 것 같은데요. 

이 포스팅을 읽는 것으로 그치지 마시고, 다양한 매체들을 이용해 영화를 다시 보면서, 우리의 사랑을 조금은 순수하게 가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6가지 사랑의 유형을 이 영화에 비추어 살펴 보면, 정략 결혼은 오직 '논리적 사랑'에만 초점을 맞춘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주희'와 '준하'의 사랑은 '논리적 사랑'을 제외한 나머지 5가지 사랑의 유형을 모두 갖춘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쩌면 이들의 사랑이 좋은 결말에 이르지 못한 것은 이 '논리적 사랑'의 갈등이 너무 컸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혜'와 '상민'의 사랑은 '주희'와 '준하'의 이런 갈등까지 극복한... 그래서 '논리적 사랑'까지도 포용한, 6가지 사랑의 유형이 완성된 형태의 결말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밖에...

앳되고 풋풋한 손예진의 1인 2역 연기가 돋보이고, 손예진과 조승우의 호흡도 잘 맞는 영화네요. 조인성의 풋풋한 연기도 볼 수 있구요. 자전거 탄 풍경(자탄풍)의 '나에게 넌... 너에게 난...',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한성민의 '사랑하면 할수록...' 등의 배경음악도 잘 어울리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솔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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